봄이 되면 거리 곳곳에서 새하얀 꽃이 만개한 나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는 비슷한 이름과 흰색 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대표적인 봄꽃나무입니다. 이 두 나무는 모두 4-5월경 아름다운 흰꽃을 피우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나무의 크기, 꽃의 형태, 잎의 모양 등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나무 이름의 유래와 기본 특성
이름의 어원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는 모두 꽃 모양이 곡식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조팝나무는 꽃의 모양이 좁쌀을 튀겨 놓은 듯하다고 해서 ‘조밥’이라고 부르다가 강하게 발음되어 조팝나무가 되었습니다. 이팝나무는 길쭉한 하얀 꽃이 쌀밥과 같다고 해서 ‘이밥(쌀밥)’이라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식물학적 분류
두 나무는 식물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과에 속합니다.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교목이며, 조팝나무는 조팝나무과에 속하는 관목입니다. 이러한 분류학적 차이는 두 나무의 생장 형태와 특성에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나무 크기와 생장 형태로 구분하기

이팝나무의 특징
이팝나무는 최고 20m까지 자라는 키가 큰 교목입니다. 높이는 보통 10m 내외까지 자라며, 가지가 넓게 뻗어나와 최근 가로수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팝나무는 키가 크고 곧게 자라는 나무로 장엄하고 강인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조팝나무의 특징
조팝나무는 높이가 1.5-2m 가량의 낙엽성 관목입니다. 키는 1~2m로 작은 편이며, 낮고 폭이 퍼지는 형태로 섬세하고 따뜻한 인상을 남깁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나무 형태로 자라나는 것은 이팝나무이고, 울타리 장미처럼 자라나는 식물은 조팝나무라고 생각하면 구분이 쉽습니다.
꽃의 형태와 개화시기 차이점
꽃 모양의 차이
이팝나무의 꽃은 길쭉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마치 길죽한 쌀알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모습입니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원뿔모양의 취산꽃차례로 달리며, 가까이서 보면 꽃잎이 바람개비처럼 4갈래로 갈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조팝나무의 꽃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좁쌀을 튀겨놓은 듯한 올망졸망한 꽃이 나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4-5월경에 흰꽃이 산형꽃차례를 이루면서 피며, 꽃은 윗부분의 짧은 가지에 4-5개가 산형상으로 달립니다.
개화시기
이팝나무는 5-6월에 꽃이 피어 눈이 내린 듯 나무 전체를 소복하게 뒤덮은 모습을 연출합니다. 조팝나무는 4-5월이면 둥근 꽃잎을 가진 작은 꽃들이 하얀 구름처럼 올망졸망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것을 전국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잎과 열매로 구분하는 방법
잎의 특징
이팝나무의 잎은 마주나고 넓은 난형 또는 타원형이며 양 끝이 뾰족합니다. 반면 조팝나무의 잎은 타원형으로, 가장자리는 톱니처럼 되어 있으며 특히 잎의 뒷면은 잔털이 있고 나쁜 냄새를 냅니다.
더 간단한 구분법으로는 조팝나무의 잎은 마주나고 끝이 둥글며, 이팝나무의 잎은 어긋나고 끝이 뾰족한 특징이 있습니다.
열매의 차이
열매를 통해서도 두 나무를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조팝나무의 열매는 작고 붉은색이며, 이팝나무의 열매는 크고 녹색입니다. 이팝나무의 열매는 타원형으로 9-10월에 검게 익습니다.
활용도와 문화적 의미
조경 및 원예적 활용
조팝나무는 햇볕이 내리쬐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잘 자라며, 최근 도로변이나 개울가 주변, 정원의 울타리용으로 쓰이면서 조경용으로 한몫하고 있습니다. 이팝나무는 근래 들어 가로수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 도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 의미
물푸레나무과의 이팝나무는 쌀밥을 닮은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라 여겼고, 그렇지 않으면 가뭄이 든다고 여기는 등 전통적으로 꽃이 피는 모습으로 그해 벼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전국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팝나무가 일곱 그루 있으며, 대부분이 남부지방의 평야나 농경지가 발달한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